저성장시대 생존법, ‘포트폴리오 & 클린뷰티’

2020.10.06 16:59:15

K-뷰티 최악 불황 직면...위기를 타개하는 기업의 노림수는?

K-뷰티의 벨 에포크(Belle Epoque) 시대는 갔는가? 무역수지 흑자 첫 해인 2014년 이후 승승장구하던 수출은 ‘19년 3.6% 성장에 그치면서 한 자릿수 시대로 진입했다. ’20년은 내수의 마이너스 성장, 수출은 10%에 턱걸이 할 가능성이 높다. 매출 감소는 기업 내부의 진통을 예고하고, 구조조정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A대표는 “코로나19는 예전과 다르다는 걸 실감한다. 이동이 제한되고 마케팅이 온라인으로만 이뤄지니 매출 감소를 감당하기 어려운데다 언택트 시대가 기존과 다른 환경이다 보니 불안해 잠이 안올 지경”이라고 말한다.


경제위기는 변화를 부른다.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은 예전의 경제위기와는 다르게 K-뷰티에 포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변화의 폭과 깊이가 예전의 IMF, 2008년 금융위기와는 다르다. 원인이 다르다보니 해법도 마땅치 않다.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은 전체적, 다양화, 포괄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모두가 같은 환경이기에 코로나는 위기이자 기회라는 측면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



K-뷰티는 ‘20년 9월 현재 기업 수 2만여 개에 달하는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에서 1위를 J-뷰티에 내주고 중국 로컬의 추격에 고전 중이다. 미주나 유럽에선 ‘made in Korea’는 알려졌지만 정작 ‘K-브랜드’는 없는 유의미한 위상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질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양 → 질’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맞이한 코로나19 위기는 개선이 아닌 파괴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K-뷰티는 이제 글로벌 소비자의 선택이 중요해졌다. 게다가 유통의 변화, 시장의 변화라는 트리플 변화로의 적응이 관건이 됐다. 나아가 날로 높아만 가는 일본·유럽·미주시장의 진입장벽에 코앞까지 추격한 중국 로컬과의 치열한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코로나19는 화장품 유통 환경을 급박하게 변화시켰다. 이는 기업들의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상반기 실적 공시한 82곳 중 34곳만이 플러스, 48곳은 마이너스, 그중 적자전환이 33곳이었다. 문제는 하반기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기업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즉 ‘with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부진이 장기화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의 변화는 훨씬 파괴적이다. 화장품 유통의 오프라인 채널이 붕괴되며, 팔 곳이 대폭 줄었다. 로드숍의 몰락으로 중견 브랜드가 설 자리를 잃었고, H&B스토어는 30~50%의 매출 저하를 겪고 있다. 오프라인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화장품 코너도 매장 축소가 진행 중이며, 도소매 유통 게시판에는 어렵다는 호소가 줄 잇는다.


그렇다고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 감소폭을 메워주지 못한다. 1~8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5.8% 증가에 그친 반면 모바일 쇼핑은 전년 대비 –21%로 감소했다. 이는 타 상품군의 두 자릿수 증가에 비하면 ‘온라인 불황’에 비견된다.


오프라인 팔 곳이 줄고 온라인도 고전 중인 가운데 브랜드, OEM·ODM, 용기부자재 등 업종 구분 없이 심각한 매출 부진에 빠졌다. 상반기 손세정제, 마스크로 다소 영업이익을 충당했지만 하반기 들어 매출이 반토막 났다는 아우성이다. 


유일한 위안은 수출에서 그나마 선전 중이라는 사실이다. 9월 화장품 수출은 8.4억달러(+48.8%)로 역대 월간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로써 1~9월 누적 수출액은 54.5억달러에 달했다. 


업황이 악화되며 위기를 기회로 여기는 기업들의 첫 움직임은 포트폴리오의 재구성이다. 화장품 기업들은 마스크 유통·제조, 손 세정제, 소독·치료용 제제 및 건강제품 생산 등으로 다각화를 준비했고 신속하게 대응한 기업은 상반기에 빠르게 매출 부족분을 메울 수 있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은 치열한 경쟁과 과잉 공급으로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다. 


이밖에 포트폴리오 품목으로는 유통망이나 해외인증, 수출절차 등이 화장품과 비슷한 K-방역품, 면역력 강화 건강기능식품, 뷰티 디바이스 등이 유력하다.


둘째는 온라인 쪽 인원 보강이다. 온라인 전환이 대세가 되면서 잡 사이트에는 온라인영업자 구인이 활발하다. 코로나에도 신발→패션→뷰티로 영역을 확장 중인 무신사의 온라인 편집숍 전략이 주목받으면서 벤치마킹이 활발하다.


셋째는 클린뷰티와 친환경 패키징이 트렌드로 부각되면서 세계 화장품업계가 아이디어 짜기에 바쁘다. B대표는 “최근 수십여 개 해외 브랜드사에게 제품 개발 동향을 알아보니 90%가 Clean Beauty, Sustainable Packaging의 솔루션을 원했다. K-뷰티의 기회는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시절은 갔다고 해도 다시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코로나 피로도로 사회가 팽팽한 분위기다. 어렵다고 말을 하면서도, 한쪽에선 ‘보복적 소비’가 왔을 때를 대비해 끊임없이 이메일 보내고, 피드백 하는 기업들의 노림수도 눈에 띈다.


씨앤씨뉴스는 앞서 ‘존버’와 ‘tact(요령, 눈치, 재치)’가 위기 돌파의 기본이라고 제안했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포트폴리오 & 클린뷰티로 ‘K-뷰티의 활로 찾기’를 응원한다. 마른 수건 또 쥐어짜듯 묘수를 간절히 기대한다.


권태흥 기자 thk@c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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