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창소설] 인식의 싸움 95. 모델 선발 대회(3)

2019.01.30 15:05:29

“민이사님, 도저히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사무실에서는 여기저기에서 끊임없이 전화도 많이 오고 사람들도 쉼 없이 찾아와서, 도저히 팀원들이랑 차분히 미팅하기도 힘듭니다. 저희 팀에게 반나절의 자유를 주셨으면 합니다.”
     
  파리에서 돌아온 지 이주일이 지났지만, 신팀장은 아직도 어떻게 해야 제품도 나오기 전에 미리 브랜드숍을 하겠다는 점장들을 확보할 수 있을지 대안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스러웠다. 뭐 좀 일하다 보면 뚝딱 하루가 그냥 지나가는 것이 왜 이리 시간은 빨리 지나가는지, 그는 급기야 초조해지기 까지 했다. 그래서 그는 큰 마음을 먹고 민이사를 찾아갔다.
     
  “자유라니? 무슨 말인가?”

  “지금부터 팀원들을 데리고 사무실을 떠나 휴대폰도 꺼놓고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으며 자유로운 마음으로 미팅을 하고 오겠습니다. 아이디어가 나올 때까지 밤을 새워서라도 하겠습니다. 장소도 묻지 말아주세요. 내일 아침에는 정상 출근하겠습니다.”

  “다른 팀들도 있는데 꼭 그렇게 까지 해야 하나?”
     
  “네! 그렇지 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또 이렇게 일주일을 더 보낼 수는 없습니다.”

  민이사는 내심 ‘요놈 봐라’ 하며, 대리팀장이 확실히 당돌하다고 생각 하다가도 이렇게 하는 것이 크리에티브에 좋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자 결국 허락을 해주었다.

  “알겠네. 다른 팀에 티 나지 않게 한 명씩 슬금슬금 빠져 나가게. 단 내일 아침 꼭 기대한 성과가 있길 바라겠네.” 
    
  점심 식사 후 바로 벌건 대낮에 나온 M&C팀 일행은 마치 처음 와본 익숙하지 않은 길에 나온 사람들처럼 막막한 것이 막상 갈 곳이 없었다. 회사 뒷 골목에 이리 환한 시간에 나온 것도 참으로 오랜만의 일인지라, 마치 외딴 곳에 내버려진 아이들마냥 이곳이 무척 낯설기만 보였다. 야외로 나가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고, 주변 커피숍은 너무 혼잡했다. 신팀장은 할 수 없이 회사 뒤 골목의 단골 호프집을 찾아 문을 두드렸다. 5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곳이었지만, 다행히 호프집 주인이 안에 있어 문을 열어주었다.
      
  “사장님, 죄송하지만 지금 좀 들어가도 될까요?”

  “아직 영업준비가 안되었는데…?”

  “아~! 괜찮습니다. 우리 좀 조용히 회의하고 싶어서 그러니 방해하지 않을게요. 그냥 호프 500cc 세 개랑 오징어 땅콩 하나만 주세요.”

  호프집 주인은 대낮부터 웬 홍두깨 같은 일인가 하며 의아해 하였지만, 워낙 신입 때부터 단골 손님인지라 차마 마다하지 못하고 일행을 안으로 들였다.
       
  불 꺼진 어두컴컴한 호프집에 어느 정도 눈이 익숙해지자, 신팀장은 가볍게 맥주 한 모금으로 입가심을 하며 말을 꺼냈다.

  “대낮부터 웬 술타령이냐 하겠지만, 난 대학시절에도 도서관에서 공부가 잘 안되면 혼자 내려와서 맥주 석 잔 정도 마시고 나야, 머리가 빨리 돌아 가서 집중력도 더 좋아지고 공부도 더 잘 되더라고.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일단 우린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도록 회사에서 떠난 게 중요한 거야. 지금부터 휴대폰도 다들 끄고, 평소와 다른 일탈에 대한 자유로움을 느껴봐. 그리고 나서 찬찬히 문제를 해결해 나가 보자.”
        
  일행은 맥주 500cc를 한 잔 다 비우면서 블로냐와 파리에 있었던 일을 비롯하여, 그간 있었던 자질구레한 얘기를 나누었다가 점차 본론으로 들어갔다.

  “자~! 이제부터 우리만의 브레인 스토밍(Brain Storming)을 하는 거야. 이미 TFT를 통해 하는 것 봤으니 다들 알겠지만, 이건 누가 옳다 나쁘다를 떠나서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게 중요해. 한마디로 다다익선이지. 어떻게 우리는 M&C 브랜드숍을 확보하고, 브랜드를 론칭하기 전까지 그들을 기다리게 할 수 있을까?”
    
  대낮부터 500cc 맥주 잔이 여러 번 오가는 동안 세 사람은 티져 광고, 이벤트, 장려금, 유명 톱모델, 진열 제품 지원, 판촉물을 미리 나누어주자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허심탄회하게 쏟아냈지만, 특별히 확 구미를 당기는 것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러다 어느 덧 저녁이 되고 퇴근 시간이 되자 신팀장은 몇몇 TFT멤버들을 불러 아이디어를 더욱 증폭시키고자 했다.

- 계 속 -
신윤창 작가 repion6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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