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2020년 뷰티 한류 전망’

2020.03.18 11:36:27

“K-뷰티 현 상황은 국가별 한류 변화 예측이 시장에 반영”
“코로나19 이후 대비 필요...국내외 소비심리 위축, 한국에 대한 해외 소비자 인식이 수출 회복에 영향 미칠 듯”

손성민 책임연구원은...
손성민 연구원은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을 거쳐 현재 리이치24코리아의 책임연구원이다. 국내외 화장품시장 동향에 정통하며, ‘글로벌코스메틱포커스’, ‘글로벌시장동향‘, ’2019 한류백서 中 뷰티 한류‘ 등을 집필, 편집했다. REACH24H Consulting Group은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두고, 아일랜드·영국·대만·미국·한국 지사에서 화학물질/식품/화장품 등 관련 규제 대응 및 경영 컨설팅, 온라인 규제 정보 제공 플랫폼 서비스,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 및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1 한국 뷰티를 필두로 한 아시아 파워의 강화


2018년 세계 1위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의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아시아 시장이 차지하면서 한국 뷰티에 대한 관심도 한층 더 커지고 있다. 로레알은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2018년 3CE(3 Concept Eyes)를 인수했을 뿐만 아니라, 본사 차원의 아시아 시장 전략 수립을 위해 자체적으로 혁신 센터(Innovation Center)를 운영하기로 했다. 아시아에서 일본, 중국에 이어 한국 시장을 더 면밀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럭셔리 스킨케어 제품 개발에 한국 시장을 아이디어 뱅크(idea bank) 및 테스트 베드(test bed)로써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한국 시장과 한국 뷰티의 위상 강화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경쟁력 상승에도 이바지한다. 시트마스크 제품군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태국 OEM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아시아 시장이 단순 소비시장으로 취급받던 지역에서 이제는 화장품 트렌드 확산과 수준 높은 제품들의 공급처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또한 주요 글로벌 3사가 모두 한국 토종 브랜드 인수를 마친 상황에서, 어떤 기업이 다음 선택을 받게 될지에 대해서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이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한국 뷰티와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 인디브랜드의 홍수


책임 판매 기업이 16,000개사에 육박하는 2020년에도 지속적으로 신규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바, 한국 뷰티계의 인디브랜드 탄생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부터는 아모레퍼시픽이 그룹 내부 인디브랜드를 기획·육성하여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중소형 브랜드에서 볼 수 있는 세밀한 타깃층을 목적으로 브랜딩을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품목군도 한두 품목에 집중해 전문성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10대 남성·여성 브랜드를 기획했을 뿐만 아니라 해외 전시회에도 아모레관을 구성하여 참여하는 등 브랜드 파이프라인(pipeline)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의 아모레퍼시픽 기업 이미지를 지우고 독립적인 아이덴티티를 확립하여 콜라보레이션이나 기획 행사 등에도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온라인 플랫폼 라자다 LAZADA 나 중국 티몰 T-mall 과의 협업을 통해 유통 채널별 브랜드를 개발·론칭하는 등 브랜드의 세밀화, 다양화, 소형화를 추구하는 모양새다.


현대 소비자들은 일반적이고 식상한 메시지는 거부하며 세밀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기존의 대형 브랜드보다는 새로운 브랜드를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이렇듯 국내 시장에서 인디브랜드의 론칭은 최근 고형비누 제조·판매·유통기업들까지 화장품기업으로 등록되기 시작하면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3 러시아, CIS 등 이머징 마켓 emerging market 에 주목


2019년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일본과 러시아의 성장은 두드러졌다. 특히 러시아로의 화장품 수출 성장은 한류에 기반한다고 볼 수 있지만 앞서 언급한 일본과는 그 결이 사뭇 다르다. ‘2019 해외 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인기 한류 콘텐츠 항목에서 자동차가 1위로 꼽혔으며, IT제품, 화장품이 뒤를 이었다. 화장품 관련 응답 비중인 40.3% 또한 태국(43.0%)에 비해서도 결코 낮지 않은 수치로, 이는 일본(20.9%)의 두 배 정도다. 2018년 KOTRA가 개최한 ‘모스크바 한류박람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행사장에 1만여 명이 몰려 안전상 출입을 제한하고, 안전요원을 추가 투입하는 등 뜨거운 현지 반응에 무척 놀랐다”라고 밝혀 러시아 내 한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역사와 문화, 언어적, 심리적 거리감으로 인해 쉽게 진출하기 어려운 나라다. 하지만 그와 반대급부로 소수의 중간 유통기업을 통해 공급량이 잘 조절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또 한국 제품이 레뚜알(Le’talie) 빠드로슈카(Podrushka) 리브 고쉬(Riv Goshe)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러시아 내 삼성의 이미지와 함께 현지 소비자들에게 화장품 강국의 이미지를 잘 구축해나가고 있다는 점도 장기적 전망을 밝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나아가 간소화된 화장품 인허가 절차로 소요기간이 약 한 달로 줄어들었다는 부분과, 국내에서 개최되는 ‘인터참 코리아 Intercharm Korea ’ 등 전시회를 통해 한-러 시장의 직접 접촉면이 넓어졌다는 점 등도 좋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 시장에서 한국 뷰티가 각광받으면서 위성시장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폴란드·우크라이나·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등 동유럽과 독립국가연합 CIS 지역의 수출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키르기스스탄은 2019년 기준 전년 대비 각각 116%, 111% 성장하며 사상 처음으로 주요 수출국 20위 내에 올랐으며, 폴란드도 8.7% 성장해 20위권을 형성했다. 이들 지역 역시 한국 드라마 인기를 기반으로 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소비자 구매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KBS 등을 포함해 여러 매체와 보고서에서도 소개되고 있다.


러시아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동유럽권 한국 뷰티의 인기는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2020년은 폴란드를 통해 얼마나 더 서쪽으로 시장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4 럭셔리 마스크팩 시장 확대 전망


시트마스크 제품에 머물러 있던 한국 뷰티의 마스크팩 산업이 2020년을 기점으로 고급화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주요 마스크팩의 소비처인 해외 시장의 인기와 변화 때문일 것으로 분석되는데, 최근 국내외 경쟁 심화로 인한 고육지책이자 장기화 플랜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우선 신규 마스크팩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면, 영국의 《가디언 The Guardian 》은 시트마스크 제품을 2018년의 최대 뷰티 트렌드로 꼽고, 글로벌 트렌드 아이콘인 레이디 가가 Lady Gaga 와 벨라 하디드 Bella Hadid 를 기사에 실었다. 2016년 에스티로더 Estée Lauder 의 파워포일 Powerfoil 제품이 영국의 존루이스 John Lewis 매장에서 123% 성장했으며, NPD그룹 보고서에 의하면 2017년 상반기에는 영국 전체 매출이 34%로 큰 폭의 성장을 거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마스크팩 전문 매대인 마스크 바 Mask Bar 입점이 확대되고 있으며 현지 인플루언서들은 제품 리뷰를 통해 새로운 유행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렇게 시트마스크 제품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화에 안착하기 시작한 지금, 한국의 마스크팩은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중국, 태국발 저가형 시트 제품의 시장 공략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2020년부터는 마스크팩의 고급화 전략이 속속 등장할 것이다. 이미 일부 동남아시아 시장뿐만 아니라 중국 및 유럽 시장 등에서는 한국 제품이 유통 단가에서 밀리기 시작하면서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특히 마스크팩을 중심으로 PB 제품이 수주되었던 프랑스 시장에서 2019년 수출이 움츠러들면서 저렴한 매스 Mass 마스크팩 시장을 수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한 마스크팩은 동시에 고가 화장품 시장의 고성장 추세와 맞물려 특히 다양한 제형과 유효물질 전달 기술 개발 등으로 럭셔리 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다. 하이드로겔, 셀룰로오스 등 부자재 교체와 더불어 한국산 천연원료를 내세워 뻔한 제품으로 평가받기 시작한 한국의 마스크팩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지 기대해본다.


#5 맞춤형 화장품 시장 도래


2020년 3월부터 맞춤형 화장품 제도가 도입되면서 개인의 피부상태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에서 원료를 추가하거나 혼합해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맞춤형 제품 제조를 위해 조제관리사 제도를 도입하고, 판매장 시설과 안전관리 기준 등의 방안을 세울 계획이다.


기존에 글로벌 브랜드 랑콤 Lancôme 이 유럽과 미국 등에서 맞춤형 파운데이션 판매 시스템을 운영한 경우는 있었지만, 스킨케어까지 확대됨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뿐 아니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초로 시행되는 이 제도는 중국 당국이 준비 중인 제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향후 시장 반응 및 제도 운용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면 로레알 등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화장품 개발과 관련해 인공지능 시스템을 연계한 맞춤형 화장품 제조기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향후 이와 관련한 기술 개발과 함께 국내 기업의 대응도 주목된다.


손성민 책임연구원(REACH24H KOREA) mikesohn@reach24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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